글로벌 자본시장 IT의 최근 현황 및 시사점
주요 국가의 자본시장 IT 혁신 방향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자본시장 IT의 발전 방향을 조망할 수 있다. 오래된 화두인 레이턴시latency 경쟁부터 최근 관심이 고조되는 오픈소스 투자 현황, 그 외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동향을 살펴본다.
글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사진 한국경제DB
1992년 미국 CME그룹이 글로벌 거래소 중 최초로 공개발성호가open outcry 방식 대신 전자거래 플랫폼electronic trading platform 방식을 채택하면서 자본시장 IT는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대 들어 정보기술IT의 발달과 대체 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의 등장으로 전자거래 플랫폼 간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들은 앞 다투어 매매 체결 시스템의 주문 처리 속도를 낮추고 주문 처리 용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낮은 주문 처리 속도와 함께 대용량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자본시장 IT의 목표가 된 것이다. 이 같은 자본시장 IT의 노력에 힘입어 마이크로 초micro second 단위의 낮은 응답 지연 속도와 함께 초당 수만 건의 주문 처리가 가능해졌다. 자연히 이를 이용한 알고리즘 기반의 고빈도 거래High Frequent Trading, HFT가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2010년 5월 6일 미국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태 이후 HFT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며 낮은 응답 지연 속도를 위한 경쟁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당시 다우존스 지수는 10분간 1000포인트가량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맞았다. 미국 글로벌 거래 플랫폼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공동 조사 결과, 상장지수펀드ETF 차익 거래를 수행한 HFT 거래자들이 유동성 공급을 멈추면서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5월에도 HFT의 영향으로 페이스북의 글로벌 거래 플랫폼 기업공개IPO가 지연됐으며, 2013년 4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거래 중단 사건도 HFT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HFT와 관련한 부정적 사건들이 반복되며 미국과 유럽의 감독당국은 HFT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거래 플랫폼 알고리즘 거래자가 SEC 또는 CFTC에 사전에 등록해야 한다. 유럽도 2018년 MiFIDⅡ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s DirectiveⅡ가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고빈도 거래자들이 감독당국에 반드시 사전 등록하고, 주요 알고리즘의 보고 및 오작동에 대한 대응 방안 준비를 의무화했다. 최근 미국 SEC가 MiFIDⅡ 시행에 맞춰 추가 규제 도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낮은 응답 지연 속도를 목표로 했던 자본시장 IT 수요는 다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컨퍼런스에서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디지털 기술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필두로 플랫폼 혁신
로 레이턴시low latency의 혁신이 다소 늦어진 대신, 글로벌 자본시장 IT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으로 자본시장에서 플랫폼 혁신이 시작됐으며, 인공지능 기술AI을 활용한 콘텐츠 혁신도 활발하다. 또한 전자거래 플랫폼의 적용 범위가 장내시장에서 장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 핀테크 기업에 대한 벤처 투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은행업보다 자본시장 분야에서 신규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CB인사이트의 통계에 따르면 소매 지급결제, 상점 인수금융 등 은행업과 연계된 간접 금융 투자는 성장률이 낮다. 반면 자산관리, 트레이딩, ECM, DCM 등 자본시장과 연계된 직접 금융 투자는 성장률이 매우 높다.
먼저 글로벌 자본시장 IT 환경은 블록체인 기술을 필두로 플랫폼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여주며 이를 대조해 거래의 위변조를 막는 원천기술로, 분산원장이라고도 불린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원장관리 기술보다 효율성, 보안성, 안정성, 투명성, 확장성이 우수해 금융IT 전반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자화폐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트코인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응용 사례다. 이후 송금, 기관 간 지급결제, 등기, 경매,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무엇보다 자본시장 IT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미국 나스닥 그룹이 2015년 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장외주식 발행·거래 플랫폼인 링크Linq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장외증권을 거래하는 경우, 거래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변호사를 반드시 동행해야 하며, 최종 결제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링크 플랫폼에서는 거래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청산, 결제, 예탁에 걸리는 시간을 10분 내외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콘텐츠 혁신
다음으로 자본시장에서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콘텐츠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스마트 리서치 분석 등이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 혁신을 대표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로 하면서 온라인으로 금융 자문을 받거나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소 가입 금액이 낮고, 수수료 또한 매우 저렴하다. 그뿐 아니라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고 위험 조정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영국뿐 아니라 홍콩, 일본 등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함께 스마트 리서치 분석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받아 설립된 켄쇼Kenshou는 인공지능 기술 중에서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의 리서치 분석을 수행하고, 강화된 학습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투자 판단을 제시해준다. 예를 들어 특정 키워드 단어를 입력하면 해당 단어가 뉴스로 등장했던 시점들의 수익률과 위험 패턴을 분석하고, 해당 뉴스가 나오는 시점과 함께 최적 투자 판단을 알려준다. 증권사의 리서치 분석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것이다. 취합 가능한 과거의 모든 정보를 사용해 계량화된 기법으로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강화된 학습을 한다. 이 때문에 사람이 수행하는 리서치 분석보다 소요 시간은 현저히 단축되고 분석 능력 또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외시장으로 확대되는 전자거래 플랫폼
전자거래 플랫폼의 적용 범위는 장내시장에서 장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선 증권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 전자거래 플랫폼의 사용이 활발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 유럽의 유럽시장인프라규제EMIR 등이 시행됨에 따라 장외파생상품 거래 시 중앙청산소CCP, 거래정보저장소TR 사용 의무화와 함께 전자거래 플랫폼 사용이 의무화됐다.
글로벌 선진 거래소들은 장외파생상품 중개 회사의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전자거래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ICE그룹은 2015년 장외 전자거래 플랫폼 회사로 유명한 트레이포트를 인수했으며, 도이치증권거래소그룹도 2015년 말 외환 글로벌 거래 플랫폼 전자거래 플랫폼 회사로 유명한 360T를 인수했다.
장외파생상품 시장뿐 아니라 장외주식, 장외채권 분야도 전자거래 플랫폼 사용이 활발하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대규모 자본조달을 통한 설비투자 수요는 줄고 있다. 그 대신 소액 자본으로 지식 서비스 기반의 투자 수요가 늘면서 크라우드 펀딩, 벤처 지분 거래 등 장외주식거래의 수요가 늘고 있다. 2015년 말 나스닥그룹이 미국 최대 비공개주식 유통 플랫폼 중 하나인 세컨드마켓을 인수해 거래 활성화를 도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본시장 IT는 로 레이턴시 혁신에서 플랫폼 혁신과 콘텐츠 혁신으로 바뀌고 있다. HFT에 대한 규제 환경 변화로 주문처리 속도를 낮추고 주문처리 용량을 확대하려는 IT 수요는 줄고 있다. 그 대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플랫폼 혁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혁신이 자본시장 전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본시장 IT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의 트렌드에 맞추어 장외주식 및 장외파생상품 거래, 기관 간 지급결제, 예탁, 전자투표 등 자본시장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플랫폼 혁신과 함께 콘텐츠 혁신에 대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정보 분석, 사물인터넷의 크라우드 정보 기록, 지적재산권 거래 시장, 온라인 투자자 교육 등도 콘텐츠 혁신의 기대주들이다.
KDI 경제정보센터
자본시장연구원은 본고에서 국내 부동산 DABS 거래 플랫폼 현황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디지털유동화증권(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 DABS) 플랫폼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새로운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부동산 증권형토큰(Security Token Offering: STO)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
- 금융위원회가 혁심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부동산 DABS 플랫폼 서비스를 지정, 법적 규제를 한시적으로 적용받지 않게 되면서 부동산신탁 형태의 수익증권 발행을 통해 해당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함.
- 국내 신탁사 및 금융지주 계열사도 스타트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부동산 DABS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카사코리아에 이어 루센트블록과 펀드블록글로벌도 부동산 DABS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엘리시아도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자산 분할 및 거래 서비스를 제공함.
-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증권형토큰발행(STO)에 대한 제도 및 규율이 마련 및 실행되고 있으며 예외 규정에 의한 사업인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다양한 방식과 목적으로 부동산 유동화 및 투자 유치가 진행됨.
- 부동산 DABS 거래 시행을 통해 일반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일시적 규제 면제가 아닌 제도권 내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 보호,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등 추가 방안이 필요하며 부동산 DABS 플랫폼 글로벌 거래 플랫폼 성과는 STO의 실효성에 대한 인식 및 규제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됨.
네이버·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금리 인상發 풍전등화
가상화폐·NFT 버블붕괴, 생태계 악화 카카오 클레이튼 생태계 이탈 가속 라인 NFT 플랫폼 ‘도시’ 활성화 의문
24일 블록체인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NFT 거래대금 합계는 3519만 달러(약 454억원)로, 올해 고점과 비교했을 때 글로벌 거래 플랫폼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불황과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관련 생태계가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이탈했고,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과 공포는 NFT로 옮겨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장 시가총액은 약 15조 9000억원으로 일주일 전 대비 33.36% 하락했다.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은 22일 가상자산 ‘클레이(KLAY)’ 가치 제고를 위해 코인 104만여개를 소각했다. 클레이는 지난해 3월 5000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 300원대에 거래 중이다. 탈중앙화 금융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클레이튼 기반 예치자산 총액은 1월 17일 기준 13억 달러였지만, 현재 3억 4000만 달러대로 70% 이상 감소했다.
클레이튼을 메인넷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들의 생태계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WEMIX)’를 비롯한 메타콩즈, 실타래 등 NFT 프로젝트가 클레이튼으로부터 독립하거나 타 플랫폼으로 이전했다. 탈중앙화 금융 특성상, 테라 가격 폭락 영향을 받아 청산 절차를 밟는 클레이튼 기반 업체도 생겼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도 전망이 어둡다. 라인 자체 발행 가상자산 ‘링크(LINK)’ 시가총액은 2800억원대로, 9300억원에 달하는 카카오 클레이튼의 3분의 1 수준이다. 링크 가격은 지난해 11월 309달러대에서 현재는 36달러대로 88% 감소했다.
라인은 주로 일본에서 NFT 생태계를 주로 구축해온 바 있다. NFT 발행 플랫폼 ‘도시’를 중심으로 네이버와 기술·콘텐츠를 결합해 글로벌 NFT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 계정과 연동한 블록체인 월렛, 네이버페이를 통한 NFT 결제 환경 조성 등이 주요 협력 내용에 포함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축소돼 NFT 플랫폼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테라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은 규모가 줄고 신뢰도가 떨어졌다. 당분간 후폭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카카오 클레이튼 생태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라인도 플랫폼 활성화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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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래 플랫폼
카카오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글로벌 확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을 넘어 세계의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데 블랙체인 플랫폼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이사(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1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가상화폐 ‘보라’를 활용해 P2E(플레이 투 언)게임을 출시하면서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P2E게임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법적 문제로 서비스가 어렵고 글로벌 서비스에 집중돼있다”며 “P2E게임 출시는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라는 메인넷(기반 플랫폼)을 클레이튼에 두고 있는 가상화폐다. 보라의 메인넷은 원래 이더리움이었지만 카카오가 보라의 발행사인 웨이투빗을 인수한 이후 2021년 11월 클레이튼으로 이전됐다.
클레이튼이라는 플랫폼을 한국 경제에 비유한다면 클레이튼의 메인 가상화폐인 클레이는 원화, 보라는 각 지방의 지역화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보라를 활용한 P2E게임들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메인넷인 클레이튼과 클레이의 영토 확장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8일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의 이름을 ‘메타보라’로 변경하고 블록체인 프로젝트 ‘보라’의 리뉴얼을 소개하는 ‘보라2.0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자리에서 보라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올해 안으로 10여 종의 P2E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클레이튼은 합의노드를 담당하는 클레이튼거버넌스카운슬에 LG전자, GS리테일, 셀트리온, 신한은행 등 대기업들이 대거 참가할 만큼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이지만 아직 글로벌 영향력은 크지 못하다.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클레이튼 플랫폼의 가상화폐인 클레이를 두고 ‘김치 코인’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클레이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물론 가상화폐인 클레이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어느 정도 가치로 거래되는지는 카카오에 부차적 문제다. 하지만 카카오가 클레이튼을 통해 세계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클레이튼의 글로벌 영토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블록체인 역시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플랫폼에 서비스를 얹을 수 있는 일종의 ‘서드파티 개발자’들의 확보가 필수적이다”라며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크지도 않기 때문에 글로벌 거래 플랫폼 블록체인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넘쳐나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클레이튼의 2022년 목표를 ‘글로벌 진출’로 삼고 올해 초부터 여러 가지 전략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1월11일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2년의 과제를 △클레이튼을 게임 및 메타버스의 블록체인으로 만들 것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생태계와 클레이튼의 지속적 통합 등으로 제시했다.
또한 카카오는 그동안 그라운드X가 담당했던 클레이튼의 운영을 올해 1월 싱가포르 법인인 크러스트로 완전히 이관했다.
크러스트의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처음부터 함께해 온 카카오의 창업멤버인 글로벌 거래 플랫폼 송지호 전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이다. 카카오가 클레이튼의 세계화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카카오가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는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이 카카오의 ‘세계화’와도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미래 IT 서비스들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판’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이 이 판을 선점하게 된다면 여러 글로벌 IT기업들도 카카오가 깔아놓은 판을 이용해 글로벌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줄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발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클레이튼을 개발한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이사는 2018년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카카오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들어가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블록체인은 그 경쟁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글로벌 거래 플랫폼
등록 :2021-06-30 04:59 수정 :2021-06-30 08:04
미 하원 법사위서
찬성 21표, 반대 20표로 통과
가격통제 등 특정행위 제재 넘어
사업구조 자체 규제…“급진적”
일각선 “두더지 잡기 방식 넘을
유일한 플랫폼 해결책” 박수
공정위 “법안 최종통과 안돼도
파급 클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근소한 표차로 통과된 법안이 하나 있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 업체가 특정 사업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막는 ‘플랫폼 독점 종결법’ 이다. 경쟁법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미국에서는 다소 급격한 변화인 만큼,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
그럼에도 이런 법안이 탄생한 데에는 일종의 절박함이 깔려 있다. 빅테크 업체들의 사업구조를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특히 미국이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의 본고장인 만큼 법안의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그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전세계 경쟁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글의 광고 사업은) 마치 주식시장의 내부자 거래와 비슷하다. 구글의 경우 아무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난해 7월 미국 하원 청문회. ‘GAFA’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출석한 자리에서 한 국회의원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주인공은 프라밀라 자야팔 민주당 의원. 그는 “구글은 광고 시장을 운영하면서 구매자와 판매자 양쪽을 동시에 대리한다”며 “심각한 이해충돌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 시장의 심판을 맡고 있으면서 동시에 양 팀 선수 역할까지 한다는 취지다.
이런 문제의식은 1년 뒤 그가 발의한 ‘플랫폼 독점 종결법’에 고스란히 담겼다. 법안의 핵심은 시장에서 플랫폼이 심판과 선수 역할을 동시에 하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법안에서 지정한 플랫폼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사업을 소유·운영할 수 없다. 또 해당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서비스 사업에 플랫폼이 직접 진출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연방거래위원회법 5조 위반으로 간주된다.
플랫폼의 특정 행위가 아닌 사업구조 자체를 규제한다는 점에서 다소 급진적인 측면도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은 시장 구조에는 개입하지 않되, 기업의 가격 인상이나 생산량 통제 같은 특정 행위만 제재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자야팔 법안과는 관점의 차이가 큰 셈이다. 자야팔 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런 급진성 때문이다. 실제 이번에 함께 발의된 플랫폼 반독점 법안 5가지는 모두 양당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중 플랫폼 독점 종결법은 공화당 의원 19명 중 16명에게서 반대표를 받았다. 는 “자야팔의 법안은 국회의원들이 아마존의 고삐를 어떻게 조일 것인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면서도 “(해당 법안은) 최종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플랫폼 문제를 들여다본 많은 이들은 이런 접근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구조에 손대지 않고서는 플랫폼의 변화무쌍한 전략을 매번 규제당국이 뒤늦게 따라잡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일종의 ‘두더지 잡기 게임’인 셈이다. 지난해 미국 하원 보고서 를 보면, 플랫폼 업체들은 중개자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합법적인 수법으로 입점업체들의 비공개 정보를 확보해왔다. 이를 자사 경쟁력 강화에 이용하는 한편 잠재적 경쟁자로 판단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입점업체들의 개별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꼼수’를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 사내 규정은 개별 업체의 데이터를 접근·활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카테고리별 집계 데이터는 해당사항이 없다. 문제는 카테고리를 나누는 방식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2개 업체로 구성된 카테고리를 만들어두면, 아마존은 사실상 개별 업체 데이터에 준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하원 청문회에서 제프 베이조스도 이런 문제를 인정한 바 있다. “2개 업체로만 구성된 카테고리의 집계 데이터도 들여다 보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글로벌 거래 플랫폼 베이조스는 “그렇다”고 답했다.
구글의 광고 사업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여러 단계의 중개업체들이 존재하는데, 구글은 모든 단계에 참여하면서 소비자의 검색 기록 같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업체다. 최근 프랑스와 영국 경쟁당국이 구글의 광고 사업에 대한 제재 에 나서기는 했으나, 아직도 구글이 데이터를 정확히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경쟁당국이 조사한 바가 없다.
전세계 경쟁당국이 자야팔의 글로벌 거래 플랫폼 법안에 주목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논리상 지난해 하원 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일회성에 그칠 논의는 아니어서 파급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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